티스토리 뷰
처음에야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문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그 김민규와 그 부승관인데,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조합 두 명이 저런 개도 안 주워 먹을 헛소문에 연류 됐다는 게 어이 없을 뿐이었다. 저런 소문은 어디서 부터 뿌리를 내렸을까. 내가 어쩐지 심란한 마음을 품고 있을 때, 소문의 당사자인 부승관은 평소와는 다르게 초조한 기색을 내비치며 누가 낙서를 하고 다녔는지 캐묻고 다니기 시작했다. 내 앞에서도 그 소문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꺼내지 말아 달라고 단호한 목소리로 부탁 하기까지 했다. 그저 한 번 욕하고 넘어가면 될 줄 알았던 저 찝찝한 소문이, 제법 단단해져 가고 있는 부승관을 찌르는 의표인 모양이었다. 어차피 헛소문일 게 뻔하니, 괜히 남의 입 빌려 이야기 듣는 것도 꺼려지는 걸까? 나는 그 소문이 일어난 이후 지나칠 정도로 예민해져 가는 녀석을 이해해보려 했다. 일방적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정말로 키스를 한 상대인 나와 스캔들이 난 것도 아니고, 김민규는 너무 뜬금 없어서 관련자가 아닌 나조차도 불쾌함을 느낀다. 나조차도 이런데, 과연 당사자는...
부승관은 체념한 표정으로 과거 오장효 패거리들 중 정도중으로 입학한 놈들이 저지른 음침한 장난 일거라고 단언했다. 나는 그 녀석의 어쩐지 침울한 표정을 바로 보며, 그럴거라고 침묵의 동조를 해주었다. 그게 지금에서는 제일 가능성 높은 답이기도 했으니까.
“근데, 너 김민규랑 진짜 키스했냐?”
간혹 이렇게 더러 고통받고 있는 상대에게 불친절하고 융통성 없는 질문들이 허를 찌를 때가 있다. 나도 모르게 멍한 눈빛으로 내 맞은편에 앉아 있는 그 새끼를 바라보는 부승관의 눈치를 살피고 말았다. 당장이라도 앞에 있는 술병을 깨서 그 놈의 머리를 가격할 것 같은, 그야말로 태풍 전야의 불온전한 침묵을 유지하던 부승관은 쓴 술을 한 번에 삼켜 내며 술잔을 얌전히 테이블 위로 놓았다. 녀석의 양 옆에는 이미 많은 술병들이 즐비했다.
“그런 걸 믿는 등신 같은 놈들도 있나.”
“……”
“나랑 아무런 관련 없으니까 멋대로 엮지마.”
녀석의 입에서 담백하지만 강한 경고가 요란하게 떨어졌고, 그 폭격을 고스란히 맞은 편의 녀석의 표정은 점차 흙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뭐, 이 게이 새끼야? 당장이라도 우악스럽고 모멸스러운 단어를 뱉어 낼 것만 같은 그 녀석을 중재하기 위해 입을 열려 할 때, 부승관은 자리를 박차고 벌떡 일어 났다. 덕분에 울화 섞인 말을 내뱉기 일보 직전이었던 맞은 편의 놈이 숨을 삼키는 소리를 내며 다시 입 밖 까지 걸치고 있었을 말들을 삼켰다. 부승관은 의자에 걸친 패딩을 낚아 채듯 잡고는 신경질스러운 눈빛으로 한숨을 쉬었다. 술 기운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 조금 비틀 거리는 녀석의 팔목을 바로 낚아 챘더니, 녀석이 까맣게 가라 앉은 동공으로 나를 내려다 본다. 너 너무 많이 마신거 아냐? 반사적으로 걱정스러운 질문이 튀어나갔지만, 부승관은 딱딱한 얼음 같은 손으로 내가 붙잡고 있던 내 손가락을 뭉근하게 떼어 냈다. 물론 녀석의 그 행동에 어떠한 불쾌함은 담겨 있지 않았지만, 다시 내가 녀석을 붙잡지 못할 만큼의 단호함은 충분히 존재했다.
“바람 좀 쐬고 올게요.”
문 쪽으로 성큼 성큼 걸어 나가는 부승관을 쳐다 보다가, 나도 모르게 부승관을 빡돌게 한 맞은 편의 놈의 멱살 콱, 쥐어 버렸다.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모두들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나를 멀뚱히 쳐다 보기 시작 했다. 영문 모른 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 보는 녀석의 얼굴을 그 상태 그대로 테이블로 내다 꽂았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잔뜩 찡그린 녀석의 얼굴이 테이블 바닥으로 뭉개졌다. 헉, 놀란 숨을 들이 쉬는 소리가 곳곳에서 터졌다. 나는 치밀어 오르는 화를 삼키고 녀석의 얼굴을 꾹 눌렀다.
“개새끼가.”
얼굴이 바닥에 뭉개진 터라 놈의 입에서 나오는 대답은 바람 빠지는 소리 밖에 없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주먹을 날렸다. 정통으로 맞는 명쾌한 소리와 함께 테이블을 벗어나 저만치 고꾸라진 녀석에게 다가가서 분을 이기지 못하고 힘껏 걷어 차버렸다. 거의 동시에 넘어진 술잔의 입구 부분이 뾰족한 모양으로 깨져서는 바닥에 박혀 있었다. 나는 시간이 그대로 정지 되어 버린 듯, 미동도 없이 표정만 시시각각 경악으로 바뀌고 있는 주위의 얼굴들을 찬찬히 훑어 보다가, 점퍼를 손에 둘러 매고 아까의 부승관 처럼 그 불쾌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
뭐야.
문을 열고 나오자 마자 내게 짜증날 정도로 몰아치는 칼 같은 바람보다 거슬렸던건, 부승관 앞에 서 있는 김민규의 존재였다. 이건 정말 짜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기가 막힌 타이밍이 아닐 수가 없다. 현시점에서는 가장 가까이 있으면 안 되는 두 명이 이곳에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는 지 까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정면에서 바로 보이는 김민규 얼굴이 실 없이 웃고 있거나, 썩 기뻐 보이지 않는는 것이 내게 아주 조그마한 안도감을 선사할 뿐 이었다. 나는 둘의 사이를 남들처럼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짚어 넘기는 걸 내 스스로 용납하지 못하니까. 문을 열고 나온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둔하게도 내가 나왔다는 사실마저 눈치 채지 못한 듯 하다. 난 가만히 부승관의 작은 뒷모습과 그 앞에 서 있는 김민규를 바라 보았다. 그 사이 김민규의 찡그리고 있던 표정이 자연스럽게 풀어 지더니, 양 손뼉을 마주대며 무언가 해결 됐다는 듯한 명쾌한 제스처를 취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저 들리지 않는 대화는 끝나기 일보 직전, 거의 마무리 단계로 온 듯 했다. 나는 김민규가 열고 있던 입을 굳게 닫아 버리고, 발걸음을 다른곳으로 옮기기 전에 나도 모르게 내 존재를 알리고 말았다.
“안녕. 김민규 맞지.”
반쯤 뒤돌아 있던 녀석과, 부승관이 내 쪽을 돌아 본 건,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 나는 천천히 한 걸음씩 떼며 굳은 얼굴 근육을 풀며 애써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김민규와 눈이 마주치자 마자, 김민규는 생각보다 더 당황한 표정으로 눈을 두 어번 깜빡이더니, 어정쩡하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선배에 대한 예우 조차 제대로 차리지 못할 것 같은 녀석의 입에서 의외로 건전한 인사치레가 쉽게 흘러 나왔다. 나는 김민규를 보던 눈을 그대로 돌려 부승관을 바라 보았다. 꽤 놀란 듯, 아니 대놓고 곤혹스러운듯 미세하게 일그러진 채 굳어있는 얼굴이 나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콘크리트벽에 살짝 몸을 기대고 있는 부승관의 눈은 살짝 풀려 있었다. 아닌 척 하더니…. 난 녀석의 옆에 즐비하게 쌓여 있던 초록 소주병들을 떠올리며 본능적으로 녀석의 팔목을 잡았다. 무의식적인 나의 행동에 제약을 걸 듯, 나를 지켜보는 껄끄러운 시선이 진하게 묻어 나오는 듯 했다. 물론 그 주인은 김민규였다. 나는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말을 걸었다.
“부승관 많이 취해 보이지.”
“…네.”
“근데, 넌 여기 웬일로 온 거야?”
내 말투에는 이방인을 향한 불필요한 상냥함 따위는 없었다. 아마 김민규는 내 적대심 담긴 태도를 바로 감지했을 것이다. 잠시간 머리를 사방으로 굴렸을 녀석이 짐짓 태연한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그냥 지나가다가 승관이가 보이길래요.”
대충 둘러 댔을 게 뻔한 말인데도 간사하게도 그게 내 신경을 쿡쿡, 건드리는 절묘한 구석이 있었다. 우연히 마주쳤다 해도 굳이 아는 척을 하지 않는 게 더 좋을 관계에 친밀한 척 위선을 떨며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드니... 절로 부아가 치밀었다. 나는 부승관을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 김민규를 정면으로 쳐다 보았다. 절대로 먼저 시선을 내리 깔지 않는 김민규는 그 자리에 못박힌 것처럼 서서는, 내 눈을 마주 보며 아무런 미동조차 일으키지 않았다.
처음으로 가까이서 본 김민규는 누가봐도 잘생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째서 한성지가 부승관이 아닌 낯선 인물에게 호감을 주고 교제까지 할 수 있었는지 어느 정도는 납득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얼굴도 얼굴이지만, 그냥 올곧게 서있기만 해도 여간 기백 있어 보이는 게 아니었다. 아마 김민규는 나처럼, 아니 나보다 더. 별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상황이 자신의 편으로 끌려와주는 매우 진취적인 삶을 살아 왔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서글플리만큼 부럽고 이기적인 삶. 난 그런 김민규가 부승관에게 나타나서 무슨 객기를 부리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짧은 숨을 토해내며 부승관의 머리를 가볍게 끌어 안았다. 밖의 온도에 맞춰 차가워진 녀석의 검은 머리칼을 가볍게 들어 내고, 꽁꽁 언 녀석의 귀에 따뜻한 숨을 불어 넣으며 조용히 입을 떼었다.
“남아 있을래? 아니면 집에 갈래?”
나는 녀석을 끌어 안고 있던 손을 풀었다. 부승관은 살짝 감고 있던 눈을 뜨며 나를 보았다. 내가 주는 선택지에 꽤나 놀랐는지 아까만해도 흐리멍텅 했던 눈이 단숨에 또렷해져 있었다. 나는 김민규에게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얘 많이 취했는데 니가 좀 데려다줄 수 있겠어?”
이번에는 김민규의 눈이 커졌다. 내게서 그런 질문을 받을지 정말 예상치 못했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찰나였다. 금세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와서는 똑 부러지는 대답을 뱉었다. 아니요, 안 친해서요. 김민규의 구태어 숨기지 않는 무신경함과, 당사자들 앞에서도 별 거리끼는 것 없이 드러내는 책임 회피적인 면모는 나를 희열을 들게 할 만큼 상당히 흡족 시켰다. 나는 만족스러운 대답을 들은 후에 다시 부승관을 바라 보았다.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까, 내 기대가 무색해질 정도로 부승관은 아무 표정을 짓고 있지 않았다. 김민규가 자신의 앞에서 무슨 말을 하던지 단 한 스푼의 신경 조차 쓰지 않는 듯한, 일체의 동요 조차 없었다. 이런 부분에서 부승관과 김민규는 소름 돋을 정도로 엇비슷한데, 이런 공통점들이 모여 하나의 선을 만들고, 그것이 오히려 둘의 관계를 특별한 방식으로 다시 이어주는 듯했다. 부승관과 김민규는 그랬다. 서로 아예 모르는 채로 살았더라면 서로 아무 영향도 주지않고 평이한 리듬을 유지하며 지나갔겠지만, 작은 일부분 하나라도 서로의 인생에 볼모로 잡힌다면, 그게 상대가 살아왔던 모든 삶에 전반적인 영향을 줄 정도로 큰 파급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한성지라는 계기로 범상치 않은 인연으로 내몰린 둘의 상황은 아마 내가 예상한 결과 대로 움직였을 것이다. 다만 그 영향이라는 게 어느 범위에 멈추어 있는 지는 알 수 없었다. 증오인지, 원한인지, 미움인지, 복수심인지…
둘 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에 능했기 때문에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경악스러울 정도로 타인에게 관심이 없고, 주변의 상황과 자신이 내몰리는 상황에도 상상도 못 할 평정을 유지 하고 있는게 디폴트 값이니까. 뭐, 김민규는 그렇다 치지만, 부승관은 중학교 때만 해도 분명하게 미숙하고, 설 익은 놈이었는데. 꼭 물가에 내놓은 4살 아이를 보는 것처럼, 산산조각 날까봐 애지중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유리공예 인형처럼. 자신에게서 한 순간도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들고는 했다. 하지만, 지금은 놀라울 정도로 급속하게 그 흐름을 바꾸었다. 그 김민규와 동일 선상에 서서 맞대응 할 수 있을 정도로. 나는 둘의 성향이 상당이 흡사하다고 생각했다. 만약 둘이 키스를 했다는 터무니 없는 소문이 아니라, 흙탕물 범벅이었던 치정 가득한 과거를 청산하고, 차라리 친구 사이가 되었다는 소문이 났다면… 물론 그것도 처음에야 어이가 없겠지만, 시간이 경과 할수록 천천히 납득을 해나갔을 지도 모른다.
“미안한데 나는 뒷정리 해야 해서 부탁 좀 하자. 여기서 10분 거리 XX 아파트야.”
“죄송합니다.”
김민규는 전혀 죄송하지 않다는 얼굴로 내 집요한 요구를 거절했다. 나는 그와 동시에 어딘가 내머릿속 깊은 곳에서 자라나던 혹시나, 라는 의심의 싹을 망설임 없이 단숨에 잘랐다. 김민규와 부승관은 이름 모를 남들이 말하는 애틋하고 위험한 관계는 아니다. 서로에 대한 일관성있게 냉소적인 반응이 말해준다. 저 안의 녀석들이 유난을 떨 건덕지가 안된다는 것이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김민규가 치고 빠질 타이밍을 건졌고, 그 틈에 나는 부승관에게 다시 안으로 들어가자고 말하려 했다.
“형, 그냥 민규랑 같이 갈게요. 어지러워서 지금 더는 못 있겠어요.”
부승관이 김민규를 붙잡기 전까지는. 나는 어느새 김민규의 소맷단을 손으로 꽉, 붙잡고 있는 부승관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나 뿐만 아니라 뜬금 없이 가려던 길을 잡혀버린 김민규도 표정에 여실한 당혹감을 드러 내고 있었다. 김민규를 올려 보는 부승관의 표정에 더 이상 무심함은 증발하고 없었다. 부승관의 표정을 읽어 내기 어려웠고, 무엇보다 내가 차분하게 읽을 여유조차 없었다. 이 상황에서, 김민규를 따라 나선다는 선택지를 골랐다는 게 내게는 적잖은 충격을 주었던 것이다. 그냥 이 상황을 면피하고 싶어서 둘러댄거라면, 김민규를 보내고 난 뒤에 말없이 돌아 가버리더라도 비단 나 뿐만 아니라 모두가 부승관 이라면 그럴 수 있다고 이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부승관이 내뱉은 방금의 말은, 아까 김민규가 마지못해 친밀한 척 위장해서 말한 것과 유사하거나, 좀 더 의미심장했다. 부승과는 이 자리를 벗어 나는 걸 택했다. 그것도 불명예를 폭탄으로 안겨주고 있는 상대와 함께. 나는 이제 혼란스러움을 넘어 모든 게 백화 상태가 되어 버린 듯 했다. 나는 부승관을 바라보는 김민규의 흔들리는 동공을 보았으며, 둘 사이에 흐르는 범상치 않은 기류도 포착했다. 한 순간 이지만, 내가 범접할 수 없는 둘만의 세계가 내 눈 앞에도 펼쳐졌다.
“나중에 집가서 카톡 할게요.”
부승관은 마주보고 있는 김민규의 소맷단을 다시천천히 놓으며 고갯짓으로 인사를 하고 뒤돌았다. 한동안 멍하니 서있던 김민규가 아직 혼란을 지우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서있다가, 나와 그대로 눈이 마주쳤다. 나는 녀석이 무슨 항변이라도 하기를 원했는지만, 김민규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부승관이 그랬듯, 까딱 거리는 성의 없는 인사와 함께 부승관의 보폭을 따라 빠르게 걸었을 뿐이다. 나는 녀석들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 까지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장편 > [규부] 배틀로맨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규부] 배틀로맨스 37 (0) | 2019.03.30 |
|---|---|
| [규부] 배틀로맨스 36 (0) | 2019.03.17 |
| [규부] 배틀로맨스 34 (0) | 2019.02.16 |
| [규부] 배틀로맨스 33 (0) | 2019.01.20 |
| [규부] 배틀로맨스 32 (0) | 2019.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