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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까지 와.」
굳게 닫힌 내 방문의 좁은 틈 사이로 입맛을 당기는 구수한 냄새가 냉랭한 공기를 친밀하게 파고 들었다. 나는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흰 벽지의 천장을 멍하니 주시했다. 손등으로 이마를 가만히 짚고 있으려니 손등으로 뜨뜻한 온기가 전해졌다. 이 열 때문일까. 밤잠은 거의 한숨도 자지 못한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그 긴 밤동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그렇게나 뒤척였는지는 떠오르지 않았다. 분명, 분명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닥에 꺼질듯한 지독한 공포와, 심한 우울감에 젖어 있었는데, 잠깐 눈을 감았다가 다시 눈을 떴을때는 이상하리만큼 머리가 가벼웠다. 누군가 리셋 버튼이라도 누른듯 말끔히 머리가 비워진 느낌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망각하는 시간조차 허락 하지 않겠다는듯 단호하게 내 정신을 번쩍 깨우치는 성지의 문자를 확인하기 전 까지만 해도 그랬었다.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반쯤 열려 있는 작은 창문을 멍하니 쳐다 보았다. 날이 밝은지는 오래지만, 밖은 아직 동 트기 전의 새벽처럼 침침한 회색빛 어둠이 채도 짙게 깔려 있었다. 금세 비라도 억수로 쏟아질듯한 날씨였다.
그때, 닫혀 있던 방문이 살짝 입을 벌렸다. 나는 그 소리에 맞춰 고개를 돌렸다.
“뭐라도 챙겨먹어라. 아빠는 저녁에 들어올거야.”
굳은 표정의 핼쑥한 아버지가 높낮이 없는 어조로 귀신처럼 슥 모습을 보였다가, 금세 문을 닫고 사라졌다. 문이 잠깐 열렸을 뿐인데, 방 안의 영문모를 구수한 냄새의 존재감은 더욱 짙어졌다. 그러고 보니, 어제 늦게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아버지 얼굴을 보기도 전에 방으로 들어와 제멋대로 눈을 감아 버리고 말았다. 문 너머로 현관문이 닫히는 묵직한 소리를 귀 기울여 듣다가,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거실로 나오니, 그 후각을 자극하는 익숙하고 구수한 냄새의 원인을 곧바로 찾을 수 있었다. 어제만 해도 올려진 것 없이 황량하게 비어있었던 식탁 위에 나를 위한 식기와 음식이 올려져 있었다. 그걸 보는 순간, 가슴 양쪽에서 안 구석이 따끔,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 익숙하지 않은 이 감정은 다른 무엇도 아닌, 죄책감이었다. 밤늦게 돌아 오신 아버지가 퇴원한 나를 위해 두고 가신 음식. 반찬이라고는 그 누구도 집에서 챙겨 먹는 사람이 없어 냉장고에 오랫동안 처박혀 있었을 몇 가지가 전부였지만 ,김이 모락 모락 피어오르는 곰국을 보는 순간, 눈물이 쏟아질 것처럼 목이 매였다. 식탁 의자를 끄는 손에는 자연스레 힘이 들어갔다. 억지로 목구멍 밑으로 울음을 삼켜보려 해도, 눈물이 결국 식탁 위로 형편없이 후드득 떨어졌다.
...떠난 엄마도, 남아 있는 아빠도, 떠난 승철형도, 그리고 자존심을 눕혀가면서 까지 나를 붙잡으려 김민규도.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이들의 마음은 나를 더 고단하고 괴롭게 만든다. 아무리 극복하려 노력해도 내가 나아 지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몇년 전, 내가 선택한 곳은 옳고 그름의 분별력 조차 보지 못하는 구덩이었다. 성지가 내게 명령을 할 때마다, 나는 다시 흙을 정신 없이 파헤치고, 더 깊은 구멍을 만들고, 그 안에 홀로 무한한 시간 속에 고립된다. 성지를 만난 이후에 내가 내 가치관과 판단을 가지고 행동한 적이 있었던가. 한 번이라도 그 구덩이를 빠져 나올 시도를 했던 적이 있었던가.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성지 이전의 나의 모습은 내 자신 스스로가 겁쟁이라 치부했고, 끈덕지게 그 사실을 상기 시키며 내 자신 만의 방식으로 혐오했다.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벌로 내 자신을 구덩이에 가둬 버렸기 때문에, 난 다시 내 주관을 가진다는 시도 조차 하지 못했다. 아직도 난 겁쟁이일게 뻔하니까. 또 이런 나로 누군가를 외면하고, 상처 입힐게 분명하니까. 나는 그게 두려워서 마음을 열 수 조차 없다. 나의 나약함을 이용해 상처 입힌다는게 두려워서 외면 해버린다. 내가 외면하고, 무시함으로서 그들이 받는 상처도 크다는 걸 알면서. 그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 균일한 일상이 점점 다른 외부의 누군가로 인해 불안한 틈이 생겨 벌어 지기 전까지는.
나는 조용히 식탁 의자에 앉았다. 떨리는 손으로 곱게 우려난 곰국을 숟가락으로 힘겹게 떠서 입안에 억지로 들이 밀어 먹는데도, 목이 자꾸만 울음으로 턱 막혔다.
-
- 승관아, 어디니.
성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나는 반쯤 저만치에 나가 있던 정직하게 다시 저자리로 돌아오는것이 느껴졌다. 본능적으로 전화를 받았던 내 손을 원망 해보았지만, 잠자코 반항 없이 대답했다. 집. 단숨에 떨어진 내 대답에 성지는 의외 라는 듯 침묵을 잠시동안 지켰다. 오늘 약속 잊지는 않았지?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불편한 기색의 목소리에 나는 애꿎은 휴대폰 몸체를 꽉 쥐어 보았다. 응. 그렇게 울고, 마음에 생채기가 사정없이 나도, 또 이 말에 순순하게 대답하고 있는 내 자신이 모순적이게 느껴졌다.
- 그럼 이따가 봐.
얼른와. 덧붙인 쌀쌀 맞은 말과 함께 통화가 끊겨버리고, 통화가 종료 되었습니다 라는 야속한 글자가 화면에 떠올랐다. 문득 휴대폰 시계를 봤을때는, 3시 30분이 막 넘어 가고 있었다. 아까의 성지는 내가 이 시간 까지 아직 집에서 나오지 않고 전화를 받은것에 대해 모종의 짜증이 불쑥 치밀어 올랐는지도 모른다. 내 행동이 성지의 심기에 거슬렸다는 판단이 들자마자, 나는 기계처럼 앉아 있던 쇼파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걸어갔다. 걸어 가면서 지나친 식탁위의 밥과 국은 누가봐도 푹, 식어 있는 모양새로 방치되어 있었다. 나는 결국 밥을 다 입에 넣지 못했다. 먹으면 먹을수록 다시 싸움을 하러 가야 한다는 죄책감 때문에 숨이 막혀 죽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싸움을 무사히 끝내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그때는 죄책감을 억눌러서라도 다 먹어야지. 그때까지 부디 아버지가 저 식어 빠진 음식들을 발견하고 실망감으로 식탁을 치우시지 않으시기를. 나는 다시 한 번 간절히 바랬다.
휴대폰을 들고, 운동화를 신은 채 현관문을 밖을 나서는데, 이상하리만치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회복된 몸이 새삼 신경을 거스릴 만큼 아픈건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무거운 돌덩이들을 지고 있는듯, 한 걸음 조차 떼기 조차 어려운 것이다. 아, 지금 뛰어가야 4시까지 도착할 수 있는데. 그래야 성지가 쌓아 왔을 불만과 욕구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데. 내 뒤에서 육중한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를 멍하니 듣다가, 문 옆의 벽을 향해 나도 모르게 몸을 천천히 기대었다. 그리고, 누군가 명령 하기라도 한듯, 자연스레 눈을 감았다.
- 가지마.
잠잠하고 고요한 머릿속에서 밤새도록 나를 괴롭혔던 어제의 김민규 모습이 나타나더니, 다시 한 번 내 뜻을 거스르고 재생 버튼이 눌러졌다. 지금의 나를 단 한순간 이라도 붙잡으려는듯.
- ...제발! 제발... 내가 이렇게 부탁 하잖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버거운 김민규의 간절한 표정을 다시금 마주했다. 잠시간 힘이 풀린 내 손에서 쥐고 있던 휴대폰이 바닥에 떨구어졌다. 나는 바닥에서 처참하게 뒹구는 휴대폰을 주울 시도조차 하지 않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 눈을 다시 똑바로 힘주어 떴다. 나는 나도 모르게 어느새 꽉, 허옇게 질릴 만큼 깨물고 있던 입술을 천천히 해방시키며, 이내 기대있던 벽에서 몸을 떼고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꾹, 눌렀다. 13층에 멈춰 서있던 엘리베이터가 빠르게 숫자를 바꾸며 내가 사는 층까지 단숨에 내려와 그 입을 크게 벌렸다. 나는 바로 타지 않고 문 앞에 잠시 멈춰 있었지만, 그런 나를 이해하며 기다려 주는듯, 엘리베이터 문은 아까만큼 성급하게 닫히지 않았다.
문이 닫힙니다.
결국 나를 기다리다 못한 사무적인 여자의 목소리가 다시금 나를 재촉했고, 나는 급하게 다시 버튼을 누르며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섰다. 내가 들어서자 마자 엘리베이터 문은 곧장 빠르게 닫혔다. 나는 무언가에 쫓기듯 1층 버튼을 누르고 난 뒤에야, 내가 아까 떨어트린 바닥에 뒹구는 휴대폰을 도로 줍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성지한테 연락이 올지도 모르는데. 무심결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도 나는 다시 올라가기 위해 내가 살고 있는 층수를 누르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빠르게 1층에 도달한 엘리베이터는 다시 한 번 문이 열렸고, 나는 이번에는 망설임 없이 그 안을 빠져 나왔다. 공용 현관을 나서면서 내 위에 광활하게 펼쳐진 비가 쏟아 질듯한 우중충한 하늘을 멍하니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한 걸음, 두 걸음 앞으로 나섰다.
- 가지마.
무언가를 향해 의무적으로 걷고 있던 걸음이 뚝 멈췄다. 뒤에서 김민규가 목소리가 들렸다.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뒤돌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 ...좋아하는거 맞아.
다시 한 번 김민규의 덤덤하고 애절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무언가가 무너지는듯한 굉음을 들었다.
그건 벽이었다.
외부와 나를 단절 시키기 위해 내가 억지로 세웠던 흠집 가득한 벽이 김민규의 목소리에 하나, 둘 약속이라도 한 듯 차례대로 굉음을 내며 무너지고 있었다. 나는 놀란 표정으로 그 장면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그 놀라운 장면을. 무너진 벽 너머로 내게서 일전에 존재 하지 않았던 감정들이 하나, 둘 성난 파도가 되어 아무런 방해도 없이 나를 순식간에 덮쳐버리는 그 장면을. 그 파도에 휩쓸린 내가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닷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그 환상을. 나는 내 팔목에 조금씩 닿기 시작하는 가느다란 빗줄기를 양손으로 쓸어 내렸다. 나는 내가 깊숙하게 묻어두었던 감정의 바다속에서 하염없이 부유하며, 저 너머에서 내가 떠밀려 오기만을 기다리는듯 흔들림 없이 서 있는 누군가를 향해 핏대 세우고 원망스레 노려 보았다. 벽을 무너뜨리고, 나를 끝내 바닥에서 끌어올려 내 의사와는 상관 없이 구원 해버린 그 장본인을.
이번에는 얇은 빗줄기가 온몸에 닿으며 제법 매섭게 나를 채찍질하고 있었다. 왜 그럴까, 잠시 생각했지만 이내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달리고 있는 방향은 오장효와 함께 나를 기다리고 있을 성지가 있는 곳이 아니었다.
나를 꽤 오랜 시간 통치하고 지배하던 성지마저 한순간에 밀어 내버린, 김민규에게로 나는 달려가고 있었다.
-
“민규 지금 아침 일찍 나갔는데.”
익숙하고도 낯선 김민규 집에 도착해서 흘러 넘칠것 같은 마음의 울렁거림을 가다듬고 초인종을 눌렀을 때, 예상외로 김민규의 어머니가 나오셔서 미심쩍은 눈빛으로 훑어 보시며 김민규의 부재를 알렸다.
아... 나는 들이 차는 실망감을 감추며 말꼬리를 흐렸다. 그런 내가 퍽 신경이 쓰이신 건지, 어머니는 말을 다시 재빠르게 덧붙였다.
“너도 알다시피 애가 워낙 양아치 라서 방학만 되면 집에는 잘 들어오지도 않는다. 특히 이번 방학에는 이 놈이 무슨 일이 있는지, 뭔 실연이라도 당한건지… 매일 같이 인상 구기고 밖에서 나쁜짓이란 나쁜짓은 다 하고 다니고. 또 어디서 싸움질이라도 하고 있는건 아닐지...”
그 말에 다시금 숨이 턱 막히는 듯 했다.
“아무튼 올때까지 안에서 기다려볼래? 연락은 해봤니?”
나는 아직도 집 앞 복도에 덩그러니 내팽겨 쳐져 있을 내 휴대폰을 떠올리며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다시 연락 해볼게요.”
“…그래. 혹시 민규 이 놈이 좀 엇나가는것 같으면 우리 애 좀 잘 붙들어줘. 너는 민규보다 좀 더 어른스러워 보이는구나.”
“…네.”
어머기의 한숨과 함께 현관문이 닫혔다. 아마 내가 김민규의 심해진 일탈에 더욱 더 큰 한 몫을 하고 있었다는 걸 아시면, 과연 나를 어떻게 보실까.
김민규의 아파트에서 빠져 나왔지만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았다. 성지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김민규가 보고 싶었다. 이런 충동적인 감정이 어제 김민규가 고백하던 순간에 밀어 닥쳤다면 어땠을까? 그럼 난 이 불안하고, 두려운 순간에 김민규와 함께 있을 수 있었을까? 나는 김민규의 아파트를 빠져 나와 걷다가, 물끄러미 김민규와 내가 앉아 있었던 놀이터의 그네를 바라보았다. 나는 저곳에서 항상 멍하니 상념에 젖어 앉아 있었고, 김민규는 항상 그런 나를 지켜 보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더 깊은 상념에 빠지려는 순간 마다, 김민규는 귀신 같이 알아 차리고 내 텐션을 억지로 끌어 올리곤 했다. 밥 먹을래? 편의점 갈래? 우리집 갈래? 김민규가 나를 향해 제안하는 모든 말에는 내가 낯설어 하는 일상의 여유가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요란하지도 않고, 별 스럽게 꾸밈도 없고, 마치 당연하다는듯 나를 자신의 일상 속에 차츰 물들이게 했다. 그 순간 부터 내 벽에는 눈에 띄는 흠집이 조금씩 생겼는지도 모른다.
나는 김민규가 늘 앉아 있었던 그네 위에 앉았다. 여기서 김민규가 올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고 싶었다. 김민규가 앉았던 자리에 앉은 나는 자연스레 내 옆의 내가 앉았었던 빈 그네를 쳐다보았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상처 가득한 내 모습이 환상처럼 보이는 듯했다. 김민규를 이런 나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를 좋아한다는 김민규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금세라도 꺼질듯한 우울함에 덮인 위태로웠던 나를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을까. 나 조차 알 수 없는 내 외면의 모습들이 김민규를 얼마 만큼 불안하게 했을까.
오늘 김민규를 만난다면 꼭 미안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김민규가 나를 위해 보낸 많은 신호를 모르고 외면한 순간들과, 알고서도 외면한 순간들에 대한 미안함을 전해주고 싶었다. 나는 간지러워지는 코끝을 손가락으로 비볐다.
그리고, 김민규 도움을 청하고 싶었다. 트라우마가 만든 구덩이에 빠진 나에 대해 말하고, 성지에 대해 말하고… 그리고 극복할때까지 함께 해달라고. 그렇게 부탁하고 싶었다. 내 인생에 생긴 김민규라는 변수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어쩌면 큰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성지와 진아를 향한 죄책감 조차 밀어 낼 수 있는 김민규의 힘을 믿고 싶었다.
내가 김민규를 좋아 하는건지, 아닌건지 그 답은 아직 확실히 내릴 수 없었다. 나는 김민규처럼 확실히 감정을 드러낼만큼 용기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더군다나 나는 나를 단언할 수 있을 만큼 나에 대해서 객관적인 사람도 아니니까. 하지만 김민규가 내게 주었던 애틋함 만큼, 지금의 나 역시도 김민규에게 애틋함을 느낀다. 이건 쉽사리 누군가 포기 하라하면 포기되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이 감정을 김민규에게 말하는 순간이, 그 언젠가는 오겠지.
나는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를 맞고서도 마음만은 가벼워 지는걸 느끼며, 김민규가 한시라도 빨리 보이기를 기다렸다.
끝까지 나를 걱정하던 김민규가 나 대신 오장효와 싸우기 위해 계획까지 세워가며 성지가 있는 곳으로 뛰어 들어간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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